군산은 한국에서 근대 건축이 가장 촘촘하게 남은 도시 중 하나다. 개항 이후 일본이 쌀을 실어 나르던 항구였고, 그 시기에 지어진 은행·창고·주택이 도심 한복판에 그대로 서 있다. 다른 도시에서는 재개발로 사라진 것들이 여기서는 걸어서 이어진다.
군산은 1899년 개항했다. 호남평야의 쌀이 이 항구를 통해 빠져나갔고, 그 물류를 다루는 은행·회사·창고가 항구 주변에 들어섰다. 일본인 거주지도 함께 형성됐다.
해방 이후 군산은 산업 중심에서 비껴 있었다. 개발 압력이 낮았던 것이 역설적으로 건물을 남겼다. 지금 남은 건축물은 아름다워서 보존된 것이 아니라, 그 시기 수탈의 구조가 도시에 그대로 새겨진 기록이다.
| 장소 | 무엇인가 | 성격 |
|---|---|---|
| 군산근대역사박물관 | 2011년 9월 개관. 근대 군산을 통사로 정리 | 먼저 볼 곳 |
| 신흥동 일본식 가옥 | 일제강점기 일본인 상인이 지은 2층 목조 주택 | 국가등록문화유산 |
| 초원사진관 |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 | 재현 건물 |
| 경암동 철길마을 | 주택 사이로 철길이 지나던 자리 | 생활 풍경 |
박물관을 먼저 보는 순서를 권한다. 도시의 배경을 알고 나가면 골목의 건물이 다르게 읽힌다.
군산에서 근대 주택의 형태가 가장 온전히 남은 곳이다. 일제강점기 군산에서 포목상과 농장을 운영하며 군산부회 의원을 지낸 일본인이 지은 2층 목조 가옥으로, 해방 후 적산가옥으로 넘어갔다.
2005년 6월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뒤 군산시가 관리하며 공개하고 있다. 정원과 방 배치, 복도 구조에서 당시 일본식 주택의 문법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적산가옥'이라는 말은 해방 후 일본인이 두고 간 재산이라는 뜻이다. 건축 양식의 이름이 아니라 소유가 넘어간 과정을 가리키는 말이라, 이 집을 보는 시선도 거기서 시작하는 편이 맞다.
1998년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배경이 된 사진관이다. 촬영 후 건물 주인과의 약속대로 철거됐지만, 뒤에 군산시가 다시 지어 방문객이 들어가 볼 수 있게 했다.
원래 건물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가는 편이 낫다. 그럼에도 사람이 계속 찾는 이유는 영화의 장면이 그 골목의 공기와 겹치기 때문이다.
동선 대부분이 도보라 신발이 하루를 좌우한다. 챙길 것은 나들이 장비에 정리해 뒀다.
같은 성격의 근대 항구도시로 목포가 있다. 두 도시를 비교해 보면 개항장이 어떻게 다르게 남았는지가 보인다. 군산에서 멀지 않은 익산 왕궁리 유적까지 붙이면 백제와 근대라는 두 시간대를 하루에 지나게 된다. 전북의 다른 여행지는 전북특별자치도에 있다.